'시멘트 부족' 비상… 유연탄 달려 감산여파

가격 오르고 재고 한달치 못미쳐 업체 생산량 줄여 시멘트 업체 사용 유연탄의 70% 정도가 러시아産 지역에 따라 수요 물량 10~ 30%를 덜 받고 대기중

2022-03-30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전국 건설현장에서 시멘트 공급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봄철 건설 성수기로 시멘트 수요가 급증하는 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연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여 공급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시멘트 물량의 10~30%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 등 주요 시멘트 공장에는 시멘트를 실어 나르려는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차량 수십대가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시멘트 생산이 감소한 것은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데다 최근 러시아산 유연탄이 공급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유연탄 재고가 한 달 치에 못 미치자 시멘트 감산에 들어갔다. 국내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생산에 사용하는 유연탄의 70% 정도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내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호주나 중국 등지로 수입처 다변화를 시도하지만 유연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다.

국제 유연탄 가격은 호주 뉴캐슬탄 6000㎉ 기준으로 지난해 1월 t당 103달러였던 것이 29일 272.3달러로 급등했다. 이달 초 t당 가격이 한때 4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현장의 시멘트 수요 전망치는 1036만t인데 생산 규모는 998만t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시멘트 재고량은 약 72만t 수준이다.

정부와 시멘트 업계는 급한 대로 수출용 일부를 내수용으로 돌리는 등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로 했다. 에에 따라 삼표·쌍용C&E·한라 등은 3월 수출 물량을 52%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