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親기업 행보' 눈길
경제단체장과 만남서 '핫라인'구축약속…"공무원 갑질 전화하시라" 허창수 전경련 회장 "규제개혁 시급…중대재해처벌법은 보완 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 6단체장과 만남에서 "기업을 자유롭게 운영하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한편 기업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기 위해 경제단체장과의 핫라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만나 2시간30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하며 회동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문재인 정부에선 대통령과의 모임에서 배제됐던 전경련 회장도 이날 참석했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은 지속 가능한 성장은 경제적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이루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차근차근 비상식적인 부분들을 정상화해 나가겠다"며 "저와 언제든 직접 통화하실 수 있게 하겠다. 기탄없이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나는 간섭하지 않는다. 공정한 룰 속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상식선에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언제든지 전화하시라. 내가 들어드리겠다"면서 "공무원들이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려고 하고 갑질하면 바로 전화하시라. 그것만큼은 내가 바로 전화 받겠다"며 기업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핫라인 구축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기업이) 해외에 도전하는 것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나 다름없다. 운동복도 신발도 좋은 것을 신겨 보내야 하는데, 모래주머니 달고 메달을 따오라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며 "새 정부는 여러분이 힘들어했던 부분들을 상식에 맞춰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윤 당선인에게 규제개혁, 중대재해처벌법 수정,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일자리 모습이 다양해져 노동자 법제가 대폭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은 성장에 한계를 느낀다"며 "새로운 기술, 인력, 시각이 필요하다. 작은 회사, 뜻 있는 젊은 기업인과 호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침체했던 물류가 급속히 반등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있다. 기업들이 개별 대응하기 어려운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건의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노사관계가) 노동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및 주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기업이 창의와 혁신의 DNA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안전이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민간 주도의 역동적, 혁신적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와 노동에 현장 요소를 활용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진취적 소통 플랫폼 마련, 경제안보 등을 민관이 함께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