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39개월 만의 금리인상… 5월부터 양적 긴축 시작
올 해 6번의 금리인상 가능…물가상승률 4.3%로 전망치 상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엄청난 인적․경제적 어려움 초래" 한은"기준금리 1.50%로 올려도 통화긴축 아냐'금리인상 예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연내 6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올해 2∼3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 압력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화가치 하락 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현재 연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금리인상 이후 3년 3개월만이다.
또한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1.875%로 예상함으로써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심할 경우 향후 회의 때 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가 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예측 수준은 2.75%로 내년에도 3∼4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연준의 이런 금리인상 기조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직전인 작년 12월 전망치 2.6%를 크게 웃도는 4.3%로 올렸다. 연준의 물가관리 목표치는 2%다.
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2.8%로 직전보다 1.2%포인트 내렸다.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는 상승 기조를 유지했는데 이는 전염병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력과 관련된 수급의 불일치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엄청난 인적․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풀었던 막대한 자금의 회수 방침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르면 5월부터 자산 축소(양적 긴축)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수준 전망대로 미국 금리가 오르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에서 인상하지 않으면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현재 0.75∼1.00%포인트 한국이 높은 상태에서 연말에는 0.50∼0.75%포인트 미국이 높은 상태로 역전된다.
이에 따라 한은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적정 수준의 기준금리 격차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때문이 아니라도 최근 급등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한 차례 더 올리더라도 통화긴축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며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내비쳤다.
시장은 대체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1.75∼2.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0.25%포인트씩 인상할 경우 연내 2∼3 차례 추가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