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경영자의 세대교체 가속화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오너 경영자 모두270명 회장 반열오른 21명 포함해 '회장급'만 모두 50명 한국CXO硏 대기업집단과 국내 주요기업대상 분석

2022-03-15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국내 주요 기업 경영층에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 경영자들이 많이 진출하면서 기업 권력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 규모의 대형화, 경영의 전문화·글로벌화, 온라인화 등 기업 환경 변화, 창업자 후손들의 수적 증가 등이 오너들의 경영 참가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기업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72개 대기업집단(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주요 중견·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오너들의 경영 참가 현황을 분석해 15일 발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53세 이하의 젊은 오너 출신 경영자는 모두 270명에 달했다. 이들 중 회장 반열에 오른 경영자는 총 21명으로 나타났다. 부회장은 29명으로 둘을 합친 회장급은 모두 50명이었다. 또 사장급(사장+부사장)에 오른 젊은 오너 경영자도 170명에 이르렀다. 전무, 상무급 오너 경영자는 50명이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소위 MZ세대(43세 이하) 오너 경영자도 80명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다. 1990년 이후 출생(33세 이하)한 오너 경영자는 8명(3%)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270명 중 여성 오너 경영자는 43명(15.9%)으로 남성 227명(84.1%)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였다.

회장 21명 중 가장 최근 회장에 오른 오너 경영자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53) 회장이었다. 그는 2020년 10월 수석부회장에서 회장 자리에 올라 현대자동차그룹 총수가 됐다. DB그룹 김남호(48) 회장은 2020년 7월, 한진그룹 조원태(47) 회장은 2019년 4월, LG그룹 구광모(45) 회장은 2018년 6월에 각각 그룹 수장 자리에 올랐다.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는 오너 경영자 29명에는 넥센 강호찬(51) 부회장, 대창 조경호(50) 부회장, 동원F&B 김남정(49) 부회장, 대상홀딩스 임세령(45) 부회장 등이 들어 있다.

사장 147명에는 호텔신라 이부진(52) 사장, 신세계 정유경(50) 총괄 사장 등 오너 여성 경영자도 이름을 올렸다. MZ세대로 사장 반열에 진입한 오너 경영자는 한화솔루션 김동관(40) 대표이사 사장, 와이지-원 송시한(42) 사장, 대신증권 양홍석(42) 사장, BGF 홍정국(41) 사장,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41) 사장, 한진 조현민(40) 총괄 사장, 경농 이용진(38) 사장, 신영와코루 이성원(38) 사장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조사 대상 270명 중 2세 경영자가 가장 많은 151명(55.9%)으로 절반을 넘겼다. 이어 3세 경영자 98명(36.3%), 4세 경영자 14명(5.2%)으로 각각 나타났다.

50대 초반 이하의 젊은 오너 2세 회장으로는 DB그룹 김남호 회장 등 9명이 꼽혔다. 에이치와이(옛 한국야쿠르트) 윤호중(52) 회장, 송원산업 박종호(50) 회장, 삼목에스폼 김준년(49) 회장,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46) 회장, 이지홀딩스 지현욱(45) 회장, 동양고속 최성원(44) 회장 등도 젊은 오너 2세 회장에 포함됐다. MZ세대인 삼일제약 허승범(42) 회장과 휴켐스 박주환(40) 회장 등도 젊은 2세 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젊은 오너 3세 회장으로는 현대차 정의선, 현대백화점 정지선, 한국타이어 조현범, 한진 조원태 회장 등 8명이 꼽혔다. 삼아제약 허준(52), 조선내화 이인옥(52), 대림비앤코 이해영(52), 성신양회 김태현(49) 회장 등도 70년 이후 출생한 오너 회장들이다.

오너 4세 회장으로는 CS홀딩스 장원영(48) 회장이 유일했다. 그는 동국제강그룹 창업자 장경호 회장, 2세 장상준 회장, 3세 장세명 사장의 뒤를 잇는 4세 경영자로 확인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1990년 이후 출생한 20~30대 오너 경영자로는 대유에이텍 박은진(33) 상무, 호반프라퍼티 김윤혜(31) 부사장, BYC 한승우(31) 상무, 삼라마이다스 우기원(30) 사내이사, 호반산업 김민성(29) 상무(사내이사), 삼양식품 전병우(29) 이사 등이 꼽혔다. 또 농심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30) 상무는 작년 말 임원으로 승진했고,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33) 경영리더도 지난 1월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020년 1월 롯데 창업자 신격호 회장이 타계하면서 한국 재계를 주름잡았던 창업 1세대 오너들은 사실상 경영 무대에서 사라졌다. 빈자리를 2,3,4세 오너들이 급속히 채워 나가는 형국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3년도 임원 인사에서는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에 출생 한 오너들이 다수 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