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MZ세대…소득 조금 늘었는데 '빚 폭탄'

취업 못해 종잣돈 마련 어렵고 주택구입 따른 대출은 급증세 20년전 같은 연령과 비교, 소득은 1.4배인데 빛은 네배 넘어 韓銀"소비 줄이고 직접 투자 선호 … 향후 경제 부정적 영향"

2022-03-15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2018년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20년 전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과 비교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빚은 훨씬 더 많이 지고 있어 향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내놓은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MZ세대(24∼39세·1980∼1995년생 결혼한 상용직 남성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2000년 같은 연령(24∼39세)의 1.4배로 집계됐다.

소득이 늘어나긴 했지만, X세대(2018년 현재 40∼54세·1965∼1979년생), 베이비붐(BB)세대(55∼64세·1955∼1964년생)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의 같은 연령대와 비교해도 2018년 현재 MZ세대의 근로소득 배수는 1.07로 X세대(1.08)나 BB세대(1.2배)보다 낮다.

MZ세대의 금융자산도 2001∼2018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준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난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총부채는 2018년 MZ세대가 2000년 같은 연령대의 4.3배로 X세대(2.4배), BB세대(1.8배)를 크게 웃돌았다. 결국 20년 전 같은 연령과 비교할 때 10대 후반∼30대인 MZ세대의 소득과 금융자산은 X세대나 BB세대보다 덜 늘어난 가운데 빚은 크게 불어났음을 보여준다. 한은은 MZ세대가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금융기관 대출을 끌어다 써 총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2017년 MZ세대의 소비는 2000년 같은 연령대와 비교할 때 0.9배로 오히려 줄었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적은 경우 여가활동 등을 위해 필수소비를 주로 절약했다. 2017년 MZ세대의 필수소비는 2004년 같은 연령대와 비교해 0.85배로 X세대(0.91배)와 BB세대(1.0배)보다 감소폭이 컸다.

한은은 "1996년부터 우리나라 인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향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