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이대로가면 곧 성장률 1%대로 추락"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의 우리 경제 침체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추세적인 하락세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규제개혁을 통해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내년 이후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DI는 16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이란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2011~2018년 연평균 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일시적인 침체라기보다는 추세적인 하락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KDI에 따르면 한국의 총요소생산성 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1.6%포인트에서 2010년대 0.7%포인트로 빠르게 급감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과 자원을 제외하고 기술, 제도, 자원배분 등 생산에 영향이 미치는 나머지 요소를 모은 것으로 경제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문제는 총요소생산성 지수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현 수준인 0.7%포인트에 머문다고 가정해도 2020∼2029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는 점이다. 같은 가정 아래 2020년대 1인당 경제성장률 또한 연평균 1.6%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고 KDI는 덧붙였다.
다만,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에 대한 대대적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높여 총요소생산성 지수가 1.2%로 높아질 경우 2020년대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2.4%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이처럼 한국경제 침체가 생산성 하락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목전의 단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확장 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을 해쳐 중장기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권규호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혼동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할 위험이 있다"며 "순환적인 요인이라면 적극적인 재정에 대한 인센티브가 크겠지만, 구조적이라면 확장 재정정책을 반복 시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재정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