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주가 場外폭락에 '10대부자' 탈락 위기
페이스북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주식값 20% 이상 떨어져 4분기 순익 8% 줄고 미래 먹거리 메타버스는 연간 12조 적자 저커버그 재산 29조원 사라져 … 올 매출 증가율도 둔화 전망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페이스북의 어닝 쇼크 소식에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 이상 폭락했고, 시가총액도 몇 시간 만에 240조원이 증발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이날 미국 뉴욕증시 마감 이후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전망치를 공개했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102억9000만달러(약 12조4400억원)로 전년 동기(112억2000만달러) 대비 8%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한 336억7000만달러였으나 지출비용이 급증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메타는 애플이 아이폰의 개인정보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면서 온라인 광고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었고, 올해에도 100억달러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인력 부족 사태도 광고매출에 타격을 주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요 실적지표 중 하나인 일간 활성 사용자(DAU)는 사상 처음 감소했다.
게다가 페이스북이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메타버스 및 증강·가상현실(AR·VR) 사업 '리얼리티 랩스'의 4분기 영업적자가 33억달러에 이르렀다. 특히 메타버스 사업의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02억달러로 전년 손실액(66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도 3∼11%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11% 미만 증가율은 역대 가장 낮은 것이다. 1분기 매출 추정치는 270억∼290억 달러로 월가 전망(301억5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 선두주자 틱톡을 언급하면서 소셜미디어 경쟁 격화가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틱톡 대항마로 릴스를 출시했지만, 수익화는 더디다"면서 투자자들의 인내를 당부했다.
메타는 이날 1.25% 오른 32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20% 넘게 폭락했고,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241조400억원) 사라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재산도 29조원 가까이 사라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커버그 보유 지분의 가치가 240억달러(약 28조9000억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재산은 이날 종가 기준 1210억달러(145조7000억원)였는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970억달러(116조8000억원)로 오그라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나스닥시장 정규 거래시간에 메타 폭락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저커버그가 전 세계 10대 부자 명단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