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실익에 눈 멀었나
한 주당 5천원에 스톡옵션 행사해 457억원 챙겨 류영준 ' 먹튀 논란 ' 불거지자 자진 사퇴 뜻 표명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행사로 '먹튀' 논란에 휩싸인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을 행사한지 한 달만,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지는 한 달 반 만이다.
카카오는 10일 류영준 공동대표 내정자(현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이사회는 최근 크루(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준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오는 3월까지인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유지한다. 카카오페이는 3월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공백으로 두기 어려워 류영준 대표가 임기까지 카카오페이 대표직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어 여민수 현 카카오 대표와 류 대표를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 류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동 대표로 활동할 예정이었는데, 그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지난달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자질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페이는 '핀테크 총아'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11월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8일 주식 총 44만주를 대량 매도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비판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대표는 지난달 8일 시간외매매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를 매각했다. 주당 매각대금은 20만4017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469억원이다. 류 대표는 당시 1주당 50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했는데 이번 매각에 따른 차익은 457억원에 달한다.
류 대표뿐 아니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도 주식을 매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류 대표가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주총에서 류 대표 선임 안건에 반대 표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와 함께 스톡옵션을 행사한 신원근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내정자에 대해선 별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