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자라' 창업자 딸 경영승계

세계적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 인디텍스의 창업자 딸이 내년에 새 회장직에 오르고, 최고경영자(CEO)도 2년 만에 교체된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11월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디텍스의 창업주 아만치오 오르테가(85)의 딸 마르타 오르테가(37)가 현 파블로 이슬라 회장의 뒤를 이어 내년 4월 회장직에 오른다. 마르타 오르테가는 인디텍스에서 15년 동안 근무했으나 경영을 책임지는 고위직에는 있지 않았다.

이슬라 회장은 "회사의 확고한 위상 덕분에 지금이 변화를 위한 적당한 시기"라며 세대교체를 알렸다. 오르테가 신임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지향하며 회사와 주주, 고객들에게 봉사함으로써 부모의 유산을 확충하는 데 제 삶을 다 바칠 것이라고 항상 말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디텍스의 CEO도 교체됐다. 오스카 가르시아 마세이라스가 CEO에 오르고, 2년 동안 인디텍스를 이끌어 온 카를로스 크레스포 현 CEO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돌아간다.

하지만 시장은 인디텍스의 새 경영진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스페인 증시에서 6.1% 급락했다. 딸 오르테가가 회장직을 승계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지만, 시기가 예상보다 빨랐고 새 CEO가 유통업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 증권계 다수 의견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슬라 회장은 2011년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인디텍스를 세계적 회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재임 시기 인디텍스의 주가는 8배로 뛰었고, 시가총액은 930억 유로(약 124조1000억원)로 불어났다. 주요 경쟁사인 H&M의 주가는 같은 시기 50% 오르는데 그쳤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창업주 아만치오 오르테가는 자산이 770억 달러(약 91조6300억원)로 세계 11번째 부자이며 인디텍스의 지분 59.29%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