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재의 CEO 스토리]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마음의 점유율이란?
제품이 고객의 마음에 침투해 사랑을 받을 때 비로소 ' 브랜드 '로 완성 시장 점유율 올랐는데 주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소비자 마음 못 얻은 탓 디자인은 기술을 파는'기술'…목표는 '변화' 만들어 내 이윤 만드는 것
'디자인 구루'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은 "마켓 셰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브랜드의 마인드 셰어"라고 말한다.
"마인드 셰어는 해당 제품(기업)을 사랑하는 사용자의 마음의 지표라고 할 수 있어요. 이들은 사용하는 제품을 자기 마음에 담죠. 시장에서 마켓 셰어가 올라갔는 데도 회사의 시가총액이 동반상승하지 않는다면 그 간극만큼이 마켓 셰어와 마인드 셰어 간의 격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제품이 고객의 마음에 침투해 사랑을 받을 때 비로소 브랜드가 된다고 주장한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비즈니스란 결국 타인 즉 고객을 사랑하는 행위입니다. 기업가는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의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에 불타는 사람들입니다. 돈에만 관심 있는 장사꾼과 다른 점이죠. 기업과 고객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만나 마인드 셰어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로 브랜딩이에요."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9.2%로 세계 최고 스마트폰 제조업체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마켓 셰어(15.1%) 2위인 애플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를 압도한다. 그 격차는 두 회사의 브랜드 가치 격차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려면 마인드 셰어 곧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인드 셰어는 브랜드 인지도와는 다르다. 브랜드 인지도는 광고 등에 돈을 쏟아 부으면 웬만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마인드 셰어를 끌어올리는 데 광고비 지출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사랑 받는 수준의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하려면 돈에 더해 플러스알파가 투여돼야 한다. 제품의 품질이 뛰어날뿐더러 디자인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행복감을 안겨 줘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이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자면 그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죠."
김 회장은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 내려면 CEO가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디자인 회사 CEO로서 그의 철학은 이렇게 압축할 수 있다.
"디자인은 기술을 파는 기술로서 최종 목표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기술로 새롭게 시도하는 모든 사람들이 바로 디자이너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앞으로 5년 이내에 프리랜서 수가 정규직 직장인을 앞지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겁고, 대학을 마친 후 직장을 잡기보다 능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독립하려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요."
디자이너들은 과거 고객이 건네주는 제품의 사양대로 그저 그림을 그리기만 했었다. 그의 고객사들은 반면 김 회장에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디자인 해달라"고 주문한다. 그는 이런 제안에 매출 성과로 응답했다.
"디지털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양대 조류로 인해 변해야만 생존하는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기술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았고 심지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고 있어요. 아이디어가 뛰어난 소수의 사람이 다수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죠. 그런데 디자인의 어원이 바로 변화 만들어내기(making change)예요. 디자이너들의 역할 공간은 앞으로 더 넓어질 겁니다."
그는 2050년을 위해 인류가 갖춰야 할 것들로 창의성(크리에이티비티), 비판적 사고(크리티컬 씽킹), 커뮤니케이션, 협업(콜라보레이션) 등 4C를 꼽았다. 그는 4C는 21세기 교육의 키워드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경쟁력은 바로 상상력입니다. 발명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한편 뛰어난 사람들과 아이디어와 생각을 공유해 협업해야 합니다."
지난 30년 간 디자이너로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디자인으로 서포트한 그는 기업가로서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한편 장차 무엇을 세상에 남길 것인지 장고 중이다. 이 질문을 김 회장은 빅 퀘스천이라고 부른다. 그는 2018 평창올림픽 성화대를 랜드마크로 남겼다. 이 성화대를 중심으로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이 있던 자리엔 올림픽 파크가 만들어진다. 성화대 맞은편엔 올림픽 뮤지엄이 들어선다.
"비틀즈는 좋은 음악을, 피카소는 좋은 그림을 남겼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애플이라는 작품을 유산으로 남겼죠. 이노틱한 브랜드를 남기는 게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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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 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