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의 경력단절 사유…'육아 때문에' 43% 역대 최고

전체 기혼 및 비취업 여성 대비 경력단절 여성 비율 30대 가장 높아

2021-11-23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통계청이

올해 상반기 국내 경력단절 여성이 145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이들 10명 중 4꼴로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기혼 여성의 고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15∼54세 기혼여성 832만3000명 중 비취업 여성은 324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직장(일)을 다니다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144만8000명으로 작년 동기(150만6000명)와 비교해 5만7천명(-3.8%) 감소했다.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 여성 비율은 1년 전(17.6%)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7.4%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해당 연령대 여성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기혼 여성과 경력단절 여성 인구도 함께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여건이 개선되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줄어든 게 아니라 인구 자연감소의 영향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수도 줄었다는 뜻이다.

경력단절 사유로는 '육아'를 꼽은 사람이 62만6000명(43.2%)으로 가장 많았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사람의 비중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이밖에 결혼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이 39만6000명(27.4%), 임신·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사람이 32만명(22.1%)이었다.

자녀교육을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도 5만5000명(3.8%)이었다. 경력단절 사유 가운데 자녀교육이 차지한 비중은 201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가족 돌봄(3.4%)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육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노인 돌봄 등 가족 돌봄에 대한 부담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경력단절 여성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65만5000천명(45.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57만9000명(40.0%)이었다. 경력단절 여성 중 3040 여성 비중이 85.2%에 이른다. 이밖에 50∼54세(13만8000명·9.6%), 15∼29세(7만5000명·5.2%) 등의 순이었다.

전체 기혼 여성 및 비취업 여성 대비 경력단절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도 30대였다. 30대 기혼 여성 가운데 28.5%가 경력단절 여성인데, 30대 비취업 여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경력단절 여성 비중은 62.5%에 이르렀다.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이 58만1000명(40.1%)으로 가장 많았다.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 10명 중 4명은 육아나 결혼 등으로 일을 그만둔 뒤 10년 넘게 비취업 상태라는 의미다.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 비율은 25.5%로 자녀가 많거나 어릴수록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