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 삼성' 첫 단추는 인사혁신

1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중장기 개편안 준비중"공개 평가·승격제도 손질키로…삼성측"보다 유연하고 수평적 조직 검토중"

2021-11-12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삼성전자가

삼성전자가 연말에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연말 인사철인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돼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 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부서장 등 임직원 의견을 청취한 뒤 확정해 이달 말 부서별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업무와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외부 전문가 자문, 국내외 기업 벤치마킹 등 다각도로 의견 수렴을 거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연공형 직급 폐지, 수평적 호칭 시행, 역량진단 시범 적용, 리더십 진단 도입 등 인사제도 개선을 진행해왔다. 2016년에는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직급을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하되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또는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현재 4단계인 직급을 더 단순화하거나 좀 더 수평적인 호칭을 정착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하는 쪽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기업이 몇 년 전부터 인사·조직문화를 바꾸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유연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전 직원의 직위를 동일하게 통합하는 인사·조직문화 개편을 추진 중이다. 토스와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성과주의에 기반해 인사제도를 개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