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급등 … '글로벌 인플레' 우려 확산

10월에만 6.2%올라 31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 영향 값 올린 탓

2021-11-11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미국의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가 2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데 이어 미국 소비자물가까지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상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990년 12월 이후 31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5.9%)를 크게 상회했다.

이로써 미국 소비자물가는 6개월 연속 5%대가 넘는 상승률 보이면서 장기 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0.9%포인트 올라 최근 4개월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0.6%)를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소비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으로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을 꾸준히 올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미국인의 재정 형편을 해친다"며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최우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자 최근 물가 오름세를 "일시적"이라고 일축했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난처한 입장에 몰리는 양상이다. 미 연준은 최근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작을 결정했으나, 아직 기준금리를 올릴 때는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물가상승률이 더 지속될 경우 연준이 내년 중 현행 제로(0)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지수는 지난 9월 각각 4.4%(이하 전년동월 대비), 3.6% 올랐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추세가 뚜렷해지며 따른 금리인상 압박이 커지자 미국 증시가 영향을 받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0.04포인트(0.66%) 하락한 36079.9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8.54포인트(0.82%) 떨어진 4646.7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63.84포인트(1.66%) 밀린 15622.71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