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비싸지나…中돼지열병 확산 여파
4월가격 Kg당 4571억원으로 지난달 보다 17% 올라… 5월 본격 인상 가능성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값도 들먹이고 있다. 업계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 물량이 떨어지는 5월 중순께부터 돼지고기 가격 인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 종합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돈육 대표가격은 ㎏당 4571원으로 3월 평균가 3906원보다 17% 정도 올랐다. 2월 평균가(3368원)보다 36% 급등했고, 작년 4월 평균가(4503원)보다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야외캠핑 시즌에 인기 있는 식자재 중 하나인 삼겹살 가격도 이달 들어 크게 올랐다. 지난 3월 ㎏당 1만6901원이던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4월 현재 1만8546원으로 10%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지난해 4월 평균 소비자가(1만8169원)보다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축산업계는 “야외캠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돼지고기 값이 점점 오르는 추세”라며 "아직 수입 돼지고기 가격 상승분은 국내 판매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산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인상 압력을 받게 된다.
수입 비중이 큰 스페인산 수입 돈육의 직매입 시세는 지난해 4월 ㎏당 4달러 초반에서 현재 5달러 내외로 15~20%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유통업체와 대형 수입상 등이 벨기에산 돈육을 많이 판매했으나,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벨기에산 돈육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스페인산 돈육의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돼지열병이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을 덮치면서 수입 돈육 시세는 앞으로 더욱 오르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프리카열병에 걸린 돼지는 처음에 고열 증세를 보이고 피부가 빨강, 보라색으로 변한 뒤 눈과 코에서 고름을 쏟다가 피가 섞인 설사를 하며 죽는다. 발병에서 폐사까지 며칠 안에 급속하게 진행되는 이 질병의 치사율은 거의 100%다.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중국에서 자체 생산이 급감하면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물량 부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돼지고기 시세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대형 마트들이 보유하고 있는 돼지고기 재고가 소진되는 15~30일 뒤에 가면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