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전액 8년 모아야 수도권 집 장만 가능하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발표, 생애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 7.7년 걸려
월급을 받아 한 푼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모아도 수도권에서 집을 장만하는데 8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6.8년이었던 것이 1년 사이 1.2년 늘어났다. 그만큼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방증이다.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7~12월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공개한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 Price Income Ratio)와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이 모두 높아졌다.
전국을 기준으로 자가 가구의 PIR은 5.5배(중위수)로 전년 5.4배보다 소폭 높아졌다. 임차 가구의 RIR도 16.6%(중위수)로 전년 16.1%보다 상승했다. PIR은 월급을 받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그만큼 지난해 전국적으로 집값과 임대료가 올랐다는 증거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PIR은 2019년 6.8배에서 지난해 8.0배로 올랐다. 수도권에서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8년에서 8년으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수도권 PIR 8.0은 2006년 주거실태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광역시에선 PIR이 5.5배에서 6.0배로, 도 지역은 3.6배에서 3.9배로 각각 상승했다.
생애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도 지난해 7.7년으로 전년(6.9년)보다 길어졌다. 생애최초 주택마련 소요 연수는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자가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인 자가점유율은 지난해 57.9%로 전년(58.0%) 대비 소폭 낮아졌다. 수도권은 50.0%에서 49.8%로, 광역시는 60.4%에서 60.1%로 각각 낮아진 반면 도 지역은 68.8%에서 69.2%로 높아졌다.
자가를 보유한 가구 비율인 자가보유율은 전국 60.6%로 전년 61.2%보다 낮아졌다. 도 지역에선 71.2%에서 71.4%로 상승한 반면 수도권은 54.1%에서 53.0%로, 광역시는 62.8%에서 62.2로 각각 하락했다.
국토연구원은 "주택 공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는 가구 분화로 인해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