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경제 쇼크… 환율,주가 요동

한국은행, 1분기 성장률 -0.3%발표…수출 힘 못쓰고 원화가지 하락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성장역주행… 정부 "총력 대응책 강구"

2019-04-25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우리나라의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크게 나쁜 것으로 발표되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4․4분기(-3.3%)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17년 4․4분기(-0.2%) 이후 5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한 것이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1.8%로 이 또한 2009년 3․4분기(0.9%) 이후 9년 반 만에 최저치다.

수출과 투자가 동반 부진한 것이 역성장의 주된 원인이었다. 전기 대비로 수출은 -2.6%, 설비투자는 -10.8%, 건설투자는 –0.1%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수출은 0.2%, 설비투자는 -16.1%, 건설투자는 -7.4%를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4분기(-24.8%) 이후 21년 만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소비도 바닥을 헤맸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전기 대비 0.1%와 0.3% 증가에 그쳤다. 산업별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 -2.4%, 전기·가스·수도사업 -7.3%, 건설업 -0.4%을 기록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치다.

한국 실물경제에 대한 국제투자계의 우려가 커지면서 24일부터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치솟았다. 2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추경만으로 성장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추가적 보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히자 원․달러 환율은 역외세력의 원화 매도 공세에 9.1원 급등하며 달러당 1150원선을 돌파했다.

수출이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달 연속 감소할 게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해 한국이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에다가 홍 부총리가 비관적 전망을 한 것 등이 복합적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원화 환율은 25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7.1원 오른 달러당 1158.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장중에는 한때 달러당 116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주가도 하락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6포인트(0.25%) 내린 2,195.47로 출발해 2,200선이 깨진 데 이어 낙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0.18포인트(0.02%) 내린 757.64로 시작해 하락폭이 커졌다.

1․4분기 성장률이 충격적으로 나오자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지만 1․4분기보다는 2․4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당초 제시한 성장률 목표인 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