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독립법인' 10월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 100% 소유하고 지주사 전환해 친환경 사업 주력 3일 이사회 열어 의결… 배터리 독립법인은 기업공개 수순 밟을 듯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Exploration & Production) 사업을 독립회사로 분할해 독자적으로 경영한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갖는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은 뒤 10월 1일자로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맡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친환경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사업 개발, 인수·합병(M&A) 역량 강화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한다. 새롭게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신설될 SK배터리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SK이엔피주식회사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사업별로 투자 유지, 사업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신속히 대응하는 유연성을 키워 친환경 전략을 가속화하고 기업가치를 집중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을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기업공개(IPO)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김양섭 재무본부장은 "이번 분할 결정의 목적은 향후 투자 재원을 적시에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조달 방법, 시기,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양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며 IPO를 포함한 여러 방안은 여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이 발표되자 존속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가치가 떨어졌다는 시장심리가 작용하며 4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지주사는 기업가치 창출에 역점을 두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높여갈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에서 새로운 옵션을 발굴하고 사업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함으로써 투자자들이 투자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