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 아이스크림의 전설' 타계

빙그레 전 연구1실장 … 멜론을 아이스크림에 접목해 1992년 신제품으론 최고 판매량 달성 미국에도 수출한 '효자 아이스크림'… 퇴직 후 ㈜서주의 공장장으로 근무 중 급환으로 사망

2021-08-03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30년

국민 아이스크림'메로나'는 남고 개발자'김성택'씨는 세상을 떠났다.

30년 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이스크림 메로나 개발 장본인인 김성택 전 빙그레 연구1실장이 1일 전북 정읍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타계했다. 향년 59세. 빙그레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인들은 고인에 대해 "한평생 아이스크림을 사랑하고 더 맛있는 걸 만들려고 노력했던 진정한 '아이스크림 장인'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경북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빙그레에 입사했다. 그가 신제품 메로나로 큰 돌풍을 일으킨 시기는 30년 전인 1992년 빙그레 식품연구소 연구1실 소속 아이스크림 개발 담당 대리일 때였다. 고급 과일인 멜론을 아이스크림에 접목해 성공시킨 제품이 바로 메로나다. 목표로 한 맛을 얻기 위해 수백 번 원료를 배합하는 산고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다.

메로나는 출시하자마자 국내 빙과업계 신제품 중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고, 회사에는 흑자를 가져다준 효자 상품이 됐다. 출시 첫해에 2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이듬해인 1993년 국민 1인당 7개꼴 총 2억8600만 개(330억 원 상당)를 파는 등 기염을 토했다.

이후로도 메로나는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고 해외판매도 점차 늘어났다. 미국의 경우 1995년 하와이 수출을 시작한 이래 판매 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갔고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에도 입점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미국 전역에서 1300만 개 이상의 메로나가 팔려나갔다.

고인은 연구1실장을 끝으로 2018년 빙그레를 퇴직했다. 2019년부터는 전북 김제에 있는 다른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서주의 공장장으로 근무해 왔다. 주변에서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던 그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업무량이 늘면서 피로가 쌓였던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정읍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3일 오전 발인 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선영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