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손정의 '비전펀드'서 2조 투자유치

비전펀드, 야놀자 지분 25%를 확보해 2대 주주 올라선다 여가 슈퍼앱 통한 한국 여행·레저 산업혁신 선두 주자 평가

2021-07-16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국내

국내 1위 여행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비전펀드의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야놀자는 오는 2023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는 15일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비전펀드는 야놀자 지분 2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 벤처캐피털(VC) 등 기존 주주의 지분 인수에 1조원, 신주 인수에 1조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비전펀드의 투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야놀자는 두 배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매니징 파트너는 "야놀자는 인공지능을 앞세운 여가 슈퍼앱 전략을 통해 한국의 여행·레저 산업을 혁신하는 선두 주자"라며 "새로운 시장 확장과 여행·레저 산업 혁신을 이끌기 위해 야놀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 유치금을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발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접객시장에서 여행 플랫폼 강자로 올라선다는 구상이다. 5월 선보인 검색 추천 서비스인 야놀자 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야놀자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는 흙수저 출신 경영자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여섯 살 때에는 어머니가 집을 떠나 농사를 짓는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실업계 고교와 지방 전문대를 나온 뒤 숙식이 해결되는 일자리를 찾다가 취직한 곳이 모텔이었다.

이수진 대표는 2004년 온라인 커뮤니티 '모텔 이야기'를 개설해 모텔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 올렸다. 이 커뮤니티가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만에 가입자 수 1만 명을 넘어섰다. 구인·구직 정보가 오가는 등 모텔업 종사자 간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사업 기회를 엿본 이 대표는 2005년 당시 회원 수 20만인 '모텔투어' 커뮤니티를 인수해 이용자와 숙박시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업을 확장해 2011년 내놓은 것이 야놀자다. 야놀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숙박, 레저, 교통, 레스토랑 등 통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