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매출 세계 톱4 자동차그룹"

자동차산업協 분석 결과 연구개발투자는10위 美테슬라를 제외 나머지는 모두 R&D 감소해

2021-07-07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현대차그룹의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세계 13대 글로벌 자동차그룹 중 4위인 반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10위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7일 내놓은 '2020년 주요 자동차그룹의 R&D 투자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액은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만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R&D 투자 규모는 폭스바겐이 138억8500만유로(전년 대비 2.9% 감소)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도요타(-1.8%)와 다임러(-10.6%)가 각각 86억2000만유로와 86억1400만유로로 뒤를 이었다. 포드(63억2400만유로, -4.1%)와 BMW(62억7900만유로, -2.2%), 혼다(61억6700만유로, -5.0%)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35억7600만유로로 10위였다.

보고서는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기업의 매출과 R&D 투자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현대차그룹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0.4% 감소하고 R&D 투자액은 0.5% 줄어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매출은 폭스바겐과 도요타, 다임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9%로 13개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낮았다. 닛산(6.4%)과 르노·BMW(6.3%), 폭스바겐(6.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보고서는 R&D 투자가 고부가가치 제품력, 전동화,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R&D 투자 규모가 1위인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등 3개 프리미엄 브랜드의 그룹 내 판매대수 비중은 23.3%(130만대)인 데 비해 매출액 비중은 42.9%로 1.8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가 12만9000대로 전 세계 판매(374만대)의 2.9%에 불과한 현실에서 R&D 투자를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동화 또한 R&D 투자 비중이 높은 폭스바겐과 다임러가 본격 추진하며 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시장주도권을 탈환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순수전기차(BEV) 모델을 2017년 4종에서 2020년 10종으로 확대한 가운데 GM(9종), 폭스바겐(16종), 다임러(8종) 등이 R&D 투자를 확대하며 추격하고 있다.

BEV 시장 점유율도 현대차그룹은 2020년 6.3%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높인 것과 달리 폭스바겐은 10.5%로 5.9%포인트, GM도 10.8%로 5.0%포인트 신장시켰다.

자율주행도 독일 아우디와 일본 혼다는 이미 레벨3를 출시했다. 다임러, BMW, GM도 올해 안에 레벨3를 선보일 예정인 반면 한국은 2022년말 양산 출시가 예정되는 등 뒤져 있다.

보고서는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R&D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원인으로 매출액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 정부의 대기업 차별 정책을 지적했다. 고임금 등 비용 부담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아 R&D 투자여력이 부족한데다 대기업의 R&D 세액공제가 투자액의 0∼2%로 프랑스(30%), 영국(13%), 캐나다(15%) 등 경쟁국보다 낮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차량용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소차 관련 부품소재기술, 배터리 등 미래차 관련 기술은 조속히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늘리는 쪽으로 대기업 차별적인 R&D 정책을 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