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교촌치킨 창업주, 가맹점에 주식증여

총 100억원어치… 가맹점주 1인당 400만∼1200만원 주식 7월초에 분배 "가맹점은 진정한 동반자"… 업계 1위 이후도 점포수 유지해 영업돕기도

2021-06-28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교촌치킨의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의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전 회장이 전국 가맹점주 1300여명에게 총 1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나눠준다. 지난 3월 교촌에프앤비 창립 30주년을 맞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약속한 사재 100억원 출연을 이행하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는 권원강 전 회장이 전국 가맹점주에게 운영기간에 따라 200∼600주의 주식을 증여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현재 주가로 환산할 때 가맹점주 1인당 400만∼1200만원어치의 주식이다. 주식증여 시점은 7월 초다.

권원강 전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재 100억원 출연을 약속하면서 "가맹점주가 진정한 동반자로서 본사와 함께 지속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증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 전 회장은 1991년 경북 구미 송정동에서 33㎡(10평) 남짓한 규모 '교촌통닭'으로 치킨 프렌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족 생계를 위해 노점상, 택시기사, 실내포장마차 주인으로 일하거나 해외취업에도 나섰다가 나이 마흔에 치킨 사업을 시작했다.

'시골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향교'라는 뜻의 교촌은 교촌 오리지널, 교촌 허니콤보 등 히트 상품을 내놓으며 전국 규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권 전 회장은 업계 1위로 올라선 뒤에도 "교촌 간판을 달면 무조건 돈 벌게 하라"는 원칙 아래 가맹점주 중심 정도(正道)경영을 했다.

가맹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1000개 안팎 가맹점을 돌파한 뒤 10여 년 동안 가맹점 수를 유지했다. 기존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주기 위해서였다. 치킨 외에는 다른 어떤 사업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한우물 전략은 가맹점과 본사의 매출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 최저 수준의 폐점율도 교촌의 가맹점 우선주의에서 나왔다.

권 전 회장은 2019년 창립기념일에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격 은퇴했다. 이어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을 영입해 경영권을 넘겼다. 교촌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권 전 회장은 소금판매업을 하던 선친의 유훈 "무엇을 하든 신용을 지켜라"를 교촌의 핵심가치 중 하나로 삼았다. 외상 거래가 빈번하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창업 때부터 현금 결제원칙을 지키며 사업했다.

그의 좌우명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서는 빛이 나야 한다'이다. 군대 시절 들었던 훈화를 삶의 신조로 삼았다. 2004년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 주위의 반대에도 400여개 신규 점포 개설 계획을 접었다. 가맹점을 개설하면 본사는 수익을 올리겠지만, 가맹점주들이 원가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교촌장학회를 설립해 장학활동을 해왔다. 치킨 한 마리를 팔 때마다 20원씩 사회공헌기금을 적립했다. 이익과 상관없이 기금을 마련했다. 2019년 닭고기 값 상승으로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상생기금 5억원을 내놓았다. 포항지진피해 복구,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 지원, AI 피해 농가 지원, 아동복지기금 마련 등에도 1억원씩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