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잃은 경제… 성장전망치 갈수록 낙하

한국은행, 올 2.6%에서 2.5%로 낮춰… 주가 떨어지고 채권값 상승

2019-04-19     곽용석 이코노텔링 기자

“1․4분기 수출, 투자 부진 정도가 예상보다 심했습니다. 성장률 전망도 소폭 낮췄습니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8일 낮 기준금리 동결(연 1.75%)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낮추자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대 동반 급락했다. 국고채 금리가 하락(채권가격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올랐다.

이날 오름세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12포인트(1.43%)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1474억원, 기관이 1544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이 2890억원 어치 순매수로 맞섰으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13.37포인트(1.74%) 내린 753.52로 마감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네 차례 연속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월 2.9%로 처음 제시한 뒤 그 다음 발표 시기인 4월까지 유지하다가 7월과 10월, 올 1월에 이어 이날까지 0.1%포인트씩 계속 떨어뜨렸다. 경기하강 속도가 한은 예상보다 빨랐음이다.

한은이 수정한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와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을 밑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2.6~2.7%로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각각 2.6%로 전망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1․4분기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수출, 투자, 소비가 트리플 하락세를 보였다. 다음 주 발표되는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분기 수출·투자의 흐름을 점검한 결과 당초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돼 이를 반영했다”고 성장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이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1월 전망에서 2.0%였던 것이 0.4%로 낮아졌다.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 계획을 조정한 결과다.

상품수출 전망도 낮아졌다.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1월 3.1%에서 0.4%포인트 낮춘 2.7%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1․4분기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690억달러에서 665억달러로 줄었다.

고용 부진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가 연간 14만 명 늘고 실업률은 3.8%에 이를 것이라는 1월 전망을 이달에도 유지했다. 그러나 고용의 질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