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주식 '쉬어 가나'

삼성전자, 한 때 8만원선 무너져 … 대만 TSMC도 장중에 9%대 급락 美IT기업 반도체연합 결성하자 점유율 하락 우려에 외국인 매도 주도

2021-05-13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미국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반도체 단체 결성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48%(1200원) 하락한 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 7만9800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처음 '7만전자'로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이 전날 7901억원에 이어 이날 1조1412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이 같은 순매도 규모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2조6998억원)의 42%에 이르렀다.

국내 기관 투자가도 삼성전자 주식을 전날 4935억원, 이날 1599억원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전날 공매도 거래대금이 840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는 이날도 공매도 거래대금이 923억원에 이르는 등 이틀 연속 공매도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12일 외국인 순매도 2위(1863억원)를 기록하며 2.85% 떨어졌다.

외국인의 이 같은 매도세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투자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주요 IT 기업들의 반도체 단체 결성이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IT 기업들은 자국 반도체 회사와 함께 미국반도체연합(SAC)을 결성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SAC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시스코, 제너럴일렉트릭(GE), 버라이즌 등 칩 수요 업체들과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제조회사들이 포함됐다.

SAC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500억달러(약 56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책을 처리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주가도 이날 1.93% 하락했다. TSMC는 장중 9%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