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불가리스 효능 과장 여부' 조사 촉각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발표에 주가 고점 매수한 개미들 발동동 질병 전문가 비판 쏟아지자 주가 급등 하루 만에 하락세로 반전

2021-04-14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남양유업

남양유업 발효유 제품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를 믿고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급락하자 남양유업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14일 남양유업 보통주 37억8천만원, 남양유업 우선주 16억5천만원 등 총 54억2천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전날에도 이들 종목을 7억1천만원 순매수해 이틀간 총 61억3천만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남양유업 주식 매집은 전날 남양유업측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비롯됐다.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13일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관련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13일 남양유업 주가는 8.57% 급등했다. 14일에도 장 초반 한때 상한가 가까운 28.68% 폭등했다. 남양유업 우선주도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급등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험 결과가 과장됐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험의 골자는 바이러스 위에 발효유를 직접 뿌렸더니 바이러스가 크게 줄었다는 것인데, 이는 발효유가 인체 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남양유업 주가는 점차 떨어져 보통주는 36만500원, 우선주는 16만7천원으로 각각 5.13%, 6.18%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개인들의 이들 종목 순매수 단가는 보통주 약 45만원, 우선주 약 22만7천원대로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고점에 물린 것으로 보여 향후 증권당국의 주가조작 여부 조사 등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