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왕' 교촌 권원강 회장 사재 100억 기부

공익재단를 설립하거나 상생 기금 조성 등에 활용키로 노점상ㆍ택시기사 거쳐 40세에 10평매장서 치킨사업 창립 30주년…소금판매 선친이 강조한 '신용'이 '사훈'

2021-03-15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국내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의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이 개인 재산 100억원을 기부한다. 공익재단을 설립하거나 상생기금 조성 등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권원강 전 회장은 교촌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재 환원 의사를 밝혔다. 권 전 회장은 "교촌의 성장은 가맹점과 협력업체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면서 "사회 환원을 통해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1991년 경북 구미에 33㎡(10평) 규모 '교촌통닭'을 세우며 치킨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 택시기사,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해외취업에도 나섰다가 나이 마흔에 뛰어든 사업이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향교라는 뜻의 교촌은 이후 교촌 오리지널, 교촌 허니콤보 등 장수 히트 상품을 내놓으며 전국 규모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권 전 회장은 업계 1위에 올라선 뒤에도 "교촌 간판을 달면 무조건 돈 벌게 하라"는 원칙 아래 가맹점주 중심의 정도(正道)경영을 펼쳤다.

가맹을 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 1000개 안팎 가맹점을 돌파한 뒤 10여년 동안 그 수를 유지했다. 기존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주기 위한 배려였다. 치킨 외에는 어떤 사업도 하지 않았다. 한우물 전략은 가맹점과 본사 매출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 최저 수준 폐점율도 '가맹점 우선주의'에서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전 회장은 2019년 창립기념일에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격 은퇴했다. 이어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을 영입해 경영권을 넘겼다. 교촌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 업계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권 전 회장은 소금판매업을 하던 선친의 '무엇을 하든 신용을 지켜라'는 말씀을 교촌의 핵심가치로 삼았다. 창업 당시 외상 거래가 만연하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현금 결제를 원칙으로 만들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교촌장학회를 설립해 장학활동을 해왔다. 치킨 1마리를 팔 때마다 20원씩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했다. 이익과 상관없이 기금을 마련했다. 2019년 닭고기 값 상승으로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자 상생기금 5억원을 내놓았다. 포항 지진피해 복구,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 지원,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 농가 지원, 아동복지 기금 마련 등에도 1억원씩을 기부했다.

교촌은 지난 12일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기념행사를 했다. 이날 올해 우수가맹점 대상에 교촌치킨 행신역점, 최우수상에는 진사리점이 선정됐다. 금화식품, 조광식품, 대구쇼핑백 등 32곳 파트너사는 감사패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