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한 단에 7500원…파 없는 육개장 나올라

한파와 폭설에 생산량줄어 평년 가격의 3배로 치솟아 마트서 6천원…봄 대파 나오는 4~6월까지 강세 전망

2021-03-08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지난해

지난해 밭을 갈아엎을 정도로 값이 폭락했던 대파 가격이 올해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대파값이 금값이 되면서 '파테크(파+재테크)'라는 신조어와 서민층 먹거리인 육개장에 파가 빠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상품(上品) 기준 대파 1㎏의 소매가격은 7556원. 지난달 25일 7205원으로 7000원을 넘어선 뒤 351원 더 올랐다. 지난해 가격(2187원)보다 3배 이상, 평년 가격(3198원)보다도 배 이상 높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의 대파 한 단(약 700g) 가격도 6000원대로 뛰었다.

대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파테크'라는 말이 생겨났다. 대파를 사 먹는 것보다 직접 키워 먹는 것이 이득이라는 뜻이다. 심어두면 빠르게 자라는 대파를 집에서 직접 키워 먹는 소비자도 늘면서 수경재배기 판매도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파테크를 인증하는 사진과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파가 많이 들어가는 칼국수나 육개장 등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 주인들은 치솟는 대파 가격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포근한 날씨로 대파 공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국 대파 생산량의 37%가 재배되는 진도, 30%를 차지하는 신안 등 농가에선 대파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이와 달리 올해는 대파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여름 두 달 가까이 폭우가 이어진데다 올해 1월 진도와 신안 등 주요 대파 산지에서 한파와 폭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aT의 2021 대파 유통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2월 도매시장 대파 반입량은 3만6267t으로 전년 7만4217t의 절반도 안 된다.

진도와 신안, 서울의 대파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87%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지난해 대파 가격 급락으로 대파 농사를 않은 농가도 생기면서 전반적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했다.

대파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은 소량만 구매하거나 냉동대파를 구입하고 있다. 올해 1~2월 마켓컬리에서 대파를 100~250g으로 나눈 한끼 대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가까기 늘었다. 냉동대파 판매량도 57% 늘었다.

aT는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봄대파 물량이 출하되는 4~6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