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개발자 몸값은 금값

초봉 6천만원에 영입보너스 1억 얹어줘…'변호사 안부럽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급성장하면서 대기업 인력 영입 본격화 중고사이트 당근마켓, 최저연봉 5천만원에 스톡 옵션은 덤

2021-02-27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국내

국내 정보기술(IT)·게임 업계의 개발자 영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초임 연봉이 6천만원, 이직(移職) 보너스가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IT 공룡의 채용 경쟁에 당근마켓·토스 등 신흥 스타트업이 가세한데 이어 넥슨·크래프톤 등 게임사에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까지 개발자 영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IT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인력난은 2000년대 중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커지면서 삼성·LG 등 대기업 인력을 영입하면서 본격화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네카라쿠배 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IT 기업의 개발자 채용 경쟁이 가열됐다.

개발자 영입 대란은 모바일 금융서비스업체 토스가 촉발했다. 토스의 임직원 수는 2016년 67명에서 2017년 118명, 2019년 380명, 2020년 780명, 올해 초 850명으로 급증했다. 토스는 올 상반기 중 직원 1천명을 채우겠다는 목표 아래 신규 채용을 계속하고 있다. 불과 4년여 만에 직원이 15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토스는 경력자를 채용하면서 기존 직장의 연봉에 최대 50%를 얹어주고, 토스 스톡옵션을 1억원 상당 안겨준다. 실력 있는 개발자가 변호사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도 최저 연봉 5천만원을 내걸고 개발자를 뽑고 있다. 당근마켓도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정보 앱 직방도 26일 '개발자 초봉 6천만원, 경력 사이닝 보너스 최대 1억원(기존 직장 1년치 연봉)'을 내세우며 개발자 영입 전쟁에 뛰어들었다.

ITㆍ게임ㆍ유통업계의 개발자 영입 경쟁은 국내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기업 현장에 맞게 커리큘럼을 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을 뽑으면 피팅 기간을 석 달 이상 두면서 교육해야 하므로 다른 회사에서 경력직 빼오기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실력 있는 개발자는 많지 않고,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어 보이면 신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에서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