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22만명 줄고 실업자는 110만명

지난해 외환위기후 최대규모 고용한파…서비스업·임시직 타격 12월 취업은 63만명이나 감소…60대 빼고 모든 연령대에 한파

2021-01-13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취업자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 고용시장에 미친 충격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다. 취업자 감소폭이 21만8천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69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천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27만6천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연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천명) 이후 11년 만이다. 취업자 감소는 1998년과 2009년 외에 오일쇼크가 덮친 1984년(-7만6천명), 카드대란이 벌어진 2003년(-1만명) 등 4차례 있었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37만5천명)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30대(-16만5천명)와 40대(-15만8천명)에서 감소폭이 컸다. 20대(-14만6천명)와 50대(-8만8천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16만명), 숙박·음식점업(-15만9천명), 교육서비스업(-8만6천명) 등 대면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와 달리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 운수·창고업(5만1천명), 농림어업(5만명)은 증가했다.

임금근로자(-10만8천명)와 비임금근로자(-11만명) 모두 감소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30만5천명)는 늘어난 반면 임시근로자(-31만3천명), 일용근로자(-10만1천명)의 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 충격파가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된 것이다.

비임금근로자 중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9만명)는 늘어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6만5천명)는 줄었다. 자영업이 어려워지자 혼자 가게를 꾸려가거나 가족들끼리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시휴직자가 83만7천명으로 43만명 늘었다. 이는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다.

실업률과 고용률 등 다른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해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5천명 늘어난 110만8천명. 통계 기준을 바꾼 이래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0%로 0.2%포인트 올랐다. 2001년(4.0%) 이후 최고치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0%로 2018년(9.5%) 이후 2년 만에 다시 9%대로 올라섰다. 고용률은 0.8%포인트 하락한 60.1%로 2013년(59.8%) 이후 가장 낮았다.

취업자 감소폭은 지난해 코로나 발병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여파가 본격화한 3월 취업자가 19만5천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 6월(-35만2천명), 7월(-27만7천명), 8월(-27만4천명), 9월(-39만2천명), 10월(-42만1천명), 11월(-27만3천명)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12월에는 취업자가 62만8천명 줄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2월(-65만8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로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 대면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의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그냥 쉬었다는 사람도 253만6천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