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평택 반도체 현장 찾아 '동반성장'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선처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새해에 등장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새해 첫 경영행보는 현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달 중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의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4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찾아 '뉴삼성' 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국내 기술로 제작한 반도체 생산설비가 반입된 이날 행사는 협력회사 대표들도 참석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및 협력 방안을 협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택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뒤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평택 2공장은 D램, 차세대 V낸드, 초미세 파운드리(위탁생산)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복합 생산라인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는 파운드리 생산을 위한 설비 반입에 나섰다. 이날 반입된 장비는 원익IPS가 국내 기술로 생산한 반도체 화학증착장비다.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이재용 부회장은 평택2라인 구축·운영을 살핀 뒤 반도체 투자·채용 현황과 협력회사와의 공동 추진과제를 보고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외에도 이용한 원익IPS회장, 박경수 피에스케이 부회장,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 등 협력회사 대표 5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과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협력회사 대표들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 육성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건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자신이 꿈꾸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는 학계, 벤처업계, 중소기업계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국 산업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것임을 밝혔다.

새해 첫 경영 행보에 협력회사 대표들도 함께하며 상생 철학에 기반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비전에 따라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등 영향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시장 규모가 75조원으로 전망된다. 대만 TSMC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50% 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비전 2030에 따라 TSMC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