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버등 '숨은 고소득'176명 전격 세무조사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신종·호황 고소득 사업자 겨냥
국세청이 인기 유튜버, 연예인, 해외파 운동선수 등 요즘 뜨는 고소득 사업자의 탈세를 겨냥해 세무조사 칼을 빼들었다. 세무조사 대상은 최근 호황을 누리면서 지능적 탈세를 일삼는 이른바 ‘신종 부자들’이다. 기업 대표나 고액 연봉자 등 기존의 탈세 혐의자와는 다른 직업군이다.
국세청은 막대한 수익에도 변칙적으로 소득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신종·호황 고소득 사업자 176명을 상대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정보기술(IT) 발달과 미디어 환경 변화,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고소득을 올리는데 예전 기준으로는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신종 업종 종사자들로 그동안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세청은 한국은행·관세청·건강보험공단 등에서 과세·금융정보를 수집해 탈루 혐의가 짙은 사업자들을 추려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유명 연예인과 연예기획사 대표, 프로 운동선수 등 문화·스포츠 분야 인사가 20명 포함됐다. 한 연예인은 소속사에서 낸 차량 유지비를 개인 비용으로 처리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연예기획사 대표는 공연장에서 판 상품 매출액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한 프로운동선수는 가족 명의로 매니지먼트사를 세우고 매니저 비용 등을 거짓으로 공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유통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 웹하드 업체 대표, 웹 작가, 유명 유튜버 등 IT·미디어 분야 사업자 15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한 유튜버는 해외 광고 수입과 인기를 이용해 운용한 인터넷 쇼핑몰 수입금액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반려동물이 늘면서 고소득 업종으로 부상한 동물병원, 투기 열풍 속 고수익을 낸 부동산 컨설턴트 등 신종 호황 사업자 47명도 조사 대상이다. 비보험 수입금액을 차명계좌로 빼돌린 의사 등 전문직 39명과 부동산 임대업자 35명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세무조사 직후 신고 소득이 급격하게 줄어 '축소 신고' 의심이 가는 사업자나 탈세를 도운 세무사 20명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가족을 포함한 관련 인물까지 조사 대상에 넣어 이들의 재산형성 과정, 편법 증여 혐의에 대한 자금 출처 등을 꼼꼼히 살필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면 조세범칙 조사로 전환해 검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