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인수추진 DH, 공정위 조치에 반발

공정위, 보유중인 ' 요기요 ' 매각 조건부 승인 방침 DH"내달 초 공정위 전원회의서 이의를 제기 할 것"

2020-11-16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국내 배달 앱 1위 사업체인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해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

DH에 따르면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합병 승인 조건으로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달았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시장점유율 90%를 넘어서는 독점 사업자가 탄생해 배달료 등 가격 인상 압력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DH가 4조8천억원을 들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다는 건을 심사해온 공정위는 지난 주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DH에 발송했다. DH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뒤 이르면 12월 9일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을 붙인 것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는 지금처럼 최소 2개의 주력 사업자가 존재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배달 수수료 인상 제한의 조건을 붙여 승인해도 결국 가격인상·진입장벽 강화 등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요기요 매각을 요구한 셈이다.

공정위는 또 이번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경쟁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관련 시장 획정을 온라인 배달 시장 전체가 아니라 배달 앱 시장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특정 사업 부문을 매각하라는 조건을 단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06년 이마트와 월마트코리아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며 월마트 4∼5개 점포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한 바 있다. 당시에도 특정 사업 부문 전체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진 않았다.

DH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방침에 대해 반발했다. DH는 "공정위 제안(방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건부 승인 방침은 기업결합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 사용자의 고객 경험을 향상하려는 딜리버리히어로의 기반을 취약하게 할 수 있어 음식점 사장님, 라이더, 소비자를 포함한 지역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