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힘을 낸 '한국 경제'

3분기 GDP 성장률 1.9%…상반기의 역성장 딛고 반등에 성공 16% 급증한 수출이 성장 주도…코로나 재확산은 성장 걸림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연간 성장률의 상향 수정 기대는 사실"

2020-10-27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한국 경제가 3분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직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1분기(-1.3%)와 2분기(-3.2%)에는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었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만에가장 낮았다.

비교 대상 수준이 낮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일단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는데, 이를 지키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1.3%)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0∼0.4% 나오면 된다"며 "3분기에 1.9%로 높아졌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상향 수정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이 높아진 것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증가한 덕분이다. 1963년 4분기(-24%) 이후 최악이었던 2분기(-16.1%)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4.1%포인트에서 3분기 3.7%포인트로 급반전했다.

수입은 원유,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9%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 역시 2분기 0.7%에서 3분기 -0.1%로 떨어졌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7.6%, 0.7% 성장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특히 의료보건·사회복지(3.8%), 운수업(3.3%), 금융·보험(1.9%) 부문 성장률이 전체 GDP 성장률을 웃돌거나 비슷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7.4%)과 건설업(-5.5%) 등은 오히려 줄었다.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부진은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태풍·장마 등 기상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박양수 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서비스업 등에 영향을 미쳐 성장률을 0.4∼0.5%포인트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의 영향은 0.1~0.2%포인트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은 성장률을 소폭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국장은 "3차 추경이 연간 성장률에 0.1∼0.2%포인트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대비 2%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도 이어져 반등 기조를 굳힐지는 불확실하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수출이 관건인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대로 늘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 조치가 검토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재확산이 여전히 성장 걸림돌이란 뜻이다.

박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GDP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작년 4분기 추세에 아직 이르지 못한 만큼 'V자 반등'이라고 말하기에는 주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