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등 美사모펀드 잇단 '뉴욕 탈출'
재택근무 확산과 자본이득세 절세 등 이유로 본사 이전 엘리엇은 이르면 내년 7월 플로리다에 새 사무실 마련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 데이비드 테퍼 등도 뉴욕 떠나
미국 내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와 사모펀드가 잇따라 금융 중심지 뉴욕을 벗어나 플로리다로 이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재택근무가 확산하는 등 근무 행태 변화와 소득세와 자본이득세 세금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유명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내년에 본사를 뉴욕 맨해튼에서 플로리다의 웨스트 팜비치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폭스비즈니스 등 주요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 싱어가 1977년 설립한 엘리엇은 41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굴지의 사모펀드다. 한국에서도 과거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공격하는 등 행동주의 투자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엘리엇은 이르면 내년 7월 플로리다에 새 사무실을 마련한다. 다만 뉴욕 사무실은 계속 운영하고,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싱어도 뉴욕에 남아있을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맨해튼 지역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배경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전통적인 금융 허브 뉴욕에는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NYT는 보도했다.
앞서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컨도 올해 상반기 자신의 투자회사를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공식 이전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 데이비드 테퍼 등도 사무실을 플로리다로 옮겼다.
이와 관련해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비즈니스는 플로리다는 뉴욕과 달리 개인소득세나 자본이득세 등이 없다며 세금 문제가 가장 큰 원인임을 시사했다. 이와 달리 진보 성향 매체인 NYT는 사모 금융사 전문 부동산 중개업자 등의 말을 인용해 코로나19에 따른 근무환경과 인구구조의 변화 등을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추정했다.
중개업자인 벤 브리드랜드는 "인생의 대부분을 동북부에서 산 뒤 플로리다 등 남부로 이동하는 인구층이 있다"며 최근 움직임은 기업 설립자들의 나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