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구석구석탐방⑧빠오지의 한국식당
한국인 발길 드문데 떡볶이 식당엔 중국인 북적… 호텔선 "한국 국적 낯설다"
한중을 떠나 빠오지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다시 친링산맥을 넘어야 한다. 한중 시가지를 벗어나는데 2, 30분 그리고 빠오지 시내로 진입하는 20여분을 제외하고 거의 5시간 가량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골짜기 길이다. 굽이도는 길의 각도는 둔각이 아니라 거의 180 가까이 꺾이는 예각의 구간이 적지 않다.
편도1차선 도로에 승용차와 버스 그리고 트럭이 뒤섞여 운행하느라 운전기사들이 힘든 운전을 하고 있다.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 친링산맥 가운데 화장실 이용을 위해 한번 정차하였다. 깊은 산속이라 그런지 하늘이 맑고 먼지가 없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도심과는 아주 다르다. 오랜 숲속 길을 주행한 후 버스는 빠오지의 시내 중심가의 터미널에 닿았다. 터미널에서 가까운 시내 중심가 한 호텔에서 188위안 방을 깎아서 179위안에 묵기로 하고 이틀치 숙박비를 냈다. 이곳은 도시 자체로는 그다지 관광자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차역 부근의 한 여행사에 들러 당일 관광을 문의하니 없다며 아주 퉁명스러운 답변이 돌아온다.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사 자체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시 아까 하차한 버스터미널로 가서 매표창구 벽면에 표시된 시지역 관광지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파원쓰(法門寺)를 찾아냈다.파원쓰는 불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으로 유명하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매표창구 직원에게 이곳으로 가는 버스편을 문의하니 당일매표 당일승차라는 답이 돌아온다. 예매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일은 파원쓰를 간다! 일단 내일 관광내용을 확정지어놓으니 이제 여유가 좀 생긴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시가지 가장 중심지의 백화점과 맥도날드 부근에서 한 한국식당을 보았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매장 바깥에 수십명이 줄지어 기다리고 서있는 모습이었다.
한국식 떡볶이식당이었는데 아주 성황이었고 또 하나 특이한 것은 한국에서 자주 보는 요즘 소규모 맥주체인점의 만화풍의 약간 조잡한 듯한 인테리어였다. 한국적인 디자인이 중국에서도 통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한국(혹은 중국동포?) 업체들이 이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행으로 이곳을 찾는 한국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당장 단체손님이 이곳을 올 리가 없고 개별여행객들도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한중에서 택시를 타고 기사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자신이 근 20년 가까이 택시영업을 하면서 만난 필자가 처음 만난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그럼 이곳에 외국인이 아예 없다는 말인가 하고 반문하니 서방인 즉 백인과 흑인은 더러 있는데 한국인과 일본인은 전혀 보지 못 했다는 것이다. 하긴 호텔에서도 필자를 보고, 아니 필자의 국적을 보고 신기해 하긴 했다. 이처럼 이곳 빠오지는 한중만큼 덜 알려진 곳이고 한국인이 굳이 올 이유도 별로 없는 곳인데 여행객이 아니라 생업을 개척하기 위해 이곳에서 굳건히 뿌리를 내린 동포가 있다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