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억 상가건물 유탄' 맞고 사퇴한 김의겸 靑대변인
고교 후배가 지점장인 곳에서 10억 은행융자 받았다는 의혹보도 잇달아
서울 흑석동에 있는 '고가 상가건물 매입'을 둘러싸고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조선일보가 1면에 보도한 지 하룻만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기자실에서 나타나지 않았고 출근도 안했다고 한다. 그는 문자메시지에서 먼저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고 썼다. 김 대변인의 사임은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지 14개월 만이다.
이로써 청와대 핵심 참모가 사회적 비난여론에 밀려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김종천 전 의전비서관▲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김 대변인은 건물 매입과 관련해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며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건물계약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집을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며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밝혀 잘못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평론가는 "공직자들이 툭하면 아내 탓으로 돌리는데 그럼 면죄부가 되느냐"고 일침했다.
특히 그는 "보도를 보니 25억원을 주고 산 제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 농담이었다"고 밝혀 사태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야당의 십자포화는 거셌다. 특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사의표명 수준으론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경질하라"고 쏘아 붙였다. 또 그가 또 어떻게 건물을 사기위해 10억원이란 돈을 은행에서 빌렸는지도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그의 고교 1년 후배가 지점장으로 있는 곳에서 그 돈을 빌렸다는 보도가 나와 이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요즘 부동산을 담보로 빌리는 돈을 한정하는 등 요즘 정부의 부동산 조이기 분위기에선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사태가 커지자 더불어민주당도 그의 퇴진에 가세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민의 시각과 거리가 먼 부동산 매입”이라며 조기진화에 나섰다. 자칫 문재인 정부의 국정동력이 잃지 않을까 우려에서 나온 입장표명으로 보인다. 이제 김의겸은 청와대를 떠나지만 그의 부동산 매입을 둘러싼 논란은 쉬 사그라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중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개발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안서면 그렇게 큰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느냐”며 “재개발되면 소형아파트 두채와 상가 한 곳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그의 쪽집게 부동산투자 배경을 궁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