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선사 발주 힘입어 한국 조선업 활로

올해 들어 최대 주문 국가 떠올라…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잇단 수주

2020-10-11     이코노텔링 고윤희기자
영국

올해 상반기 수주 가뭄을 겪었던 한국 조선업이 큰손 그리스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그리스 선사로부터 최근 선박 발주가 잇따르면서 한국은 올해 3분기 수주 1위 자리를 중국으로부터 되찾았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그리스는 올해 들어 한국에 총 58만9421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18척을 발주해 가장 많이 발주한 국가에 올랐다. 이는 올해 국내 전체 수주량의 20.7%에 해당한다.

이어 국내 선주들이 우리나라 업체에 37만1096CGT·15척을 발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24만4950CGT·10척), 싱가포르(15만5938CGT·7척) 순서로 국내 조선업체에 대한 발주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는 세계 최대 선박 박람회인 '포시도니아'가 열리는 세계 1위 해운국으로 한국 조선업체들엔 전통적인 '큰손' 고객이다.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1994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만 110척을 발주했다.

한국은 그리스 선사들의 발주에 힘입어 올해 3분기(7~9월) 수주량이 142만CGT를 기록하며 중국(83만CGT)을 따돌렸다. 중국에 빼앗긴 1위 자리도 되찾았다.

그리스의 한국 조선업체 발주는 업체나 선박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선박 가문 알라푸조스가 운영하는 키클라데스와 또 다른 선사 에방겔로스 피스티올리스는 지난달 한국조선해양에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2척씩을 발주했다. 발주 규모는 4200억원이다.

그리스의 액체 화물 운반선 전문선사 판테온도 지난달 삼성중공업에 수에즈막스(S-MAX)급 탱커 2척을 발주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의 사양과 건조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S-MAX급 탱커 척당 가격이 5600만달러(645억원)임을 고려할 때 계약 규모는 1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그리스 선사 플레이아데스는 대한조선과 아프라막스(A-MAX)급 원유 운반선 1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수주금액은 540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