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성장률 -1.1%"

상반기 -0.7%에 하반기에는 더 안 좋아 -1.4% 韓銀에 이어 '정부의 V자 반등 전망' 난색표명

2020-09-08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국책연구기관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은행에 이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V'자 반등을 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과 달리 하반기 경제 상황이 상반기보다 나쁘고 내년 경기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8일 발표한 '2020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성장률을 –1.1%로 수정 전망했다. 지난 5월에 발표한 전망치(0.2%)보다 1.3%포인트 낮췄다. 정부가 예상한 0.1%보다 낮고 한국은행 수정 전망치 –1.3%보다는 높다.

KDI는 매해 5월과 11월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9월에 수정 전망치를 내놨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전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전제하였으나, 하반기 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화됐다"며 "주요 국제기구에서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반영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데 맞추어 대외여건에 대한 전제도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0.8%)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0.8%)도 수정 전망치를 발표했다.

KDI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수출이 3.4% 증가하며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서비스뿐 아니라 상품 수출도 상반기에 줄었지만, 주요국의 부양 정책으로 세계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완화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취업자 수는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돼 올해 15만명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15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4.0%)와 내년(4.1%) 모두 지난해(3.8%)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소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 대비 4.6% 감소하고, 내년에도 2.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민간소비는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정부정책 영향의 축소로 소비재도 조정되면서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에 이어 KDI도 올해 역성장을 전망하지만, 정부는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V자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 3.3% 역성장한 성장률이 3분기에는 2~3% 안팎으로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반등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이어 KDI도 V자 반등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KDI는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수출과 소비가 부진해 경기가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V자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