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웃돈 스카웃'에 배달대행료 껑충

쿠팡잇츠, 공격적인 시장확대 전략으로 배달시장 혼란 가중 중소 자영업자들 배달원 직고용하거나 가족 배치 등 고육책

2020-09-07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코로나19에 집중호우, 태풍이 겹치면서 음식배달 수요가 폭증해 '배달 대란' 현상을 빚는 가운데 배달대행 업체들이 음식점에게 받는 기본요금을 인상하면서 음식점 등 외식업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는

주요 배달대행 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지역에 따라 기본요금을 인상했다. 구(區) 등 지역별로 운영 중인 배달대행 업체들은 적게는 600원에서 많게는 '1천원에 날씨 따라 플러스알파'까지 인상했다.

업체들은 코로나19와 태풍 등에 따른 배달 수요 급증과 배달 대행기사 구인난 등을 이유로 든다. 일각에선 쿠팡 등 유통 공룡의 배달사업 진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쿠팡이 배달의민족·요기요로 양분된 배달시장에 올 들어 쿠팡이츠를 들고 뛰어들면서 기존 시장보다 좋은 조건으로 배달 대행기사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배달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배달 대행기사에게 피크타임에는 '웃돈'을 얹어주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하면서 적지 않은 이들이 쿠팡이츠 쪽으로 옮겨갔다. 쿠팡이츠는 기존 업체와 달리 배달 콜을 한 건 잡으면 다른 배달 주문은 잡지 못하게 되어 있어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 비가 오는 등 날씨가 나쁘면 프로모션 수수료를 붙여준다.

배달기사들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물가나 근로소득이 전부 올랐지만 배달료는 10년째 3천원 수준"이라며 "근무여건이 갈수록 안좋아져 배달료는 합당한 수준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달 대행비가 음식점주의 근심거리로 부상하면서 다른 길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속 배달원 고용이다. 과거에는 중식당 등을 중심으로 식당마다 배달원을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배달 건당 수수료를 챙기는 배달대행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배달 대행비가 오르는데다 주문이 몰려 서비스가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자신의 음식점만 전담하는 이들을 고용하고 나선 것이다. 음식점주 또는 가족이 직접 배달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배달 대행비가 오르자 음식점주는 남는 게 없다고 호소한다. 9월 들어 배달대행 업체들이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배달 대행비 기본요금을 3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렸다. 악천후에는 500원 할증이 붙는다.

이 경우 점주는 배달대행 업체에 5000원을 줘야 하지만, 음식점이 소비자에게 받는 배달비는 2000∼3000원선으로 쉽사리 올리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배달비를 '추가 비용'으로 인식하는 만큼, 음식값 대비 배달비 비중이 커질수록 심리적 저항감이 커져 매출이 줄어들까 염려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