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원격근무 환경' 중심으로 사무실 재편

"사무실 비워달라"며 3만여명 직원들에게 통보 WSJ "재택근무하다 짐 옮긴 일부 직원들 당황"

2020-08-27     이코노텔링 고윤희기자

미국의 대표적 완성차 메이커 포드의 미시간주 디어본 본사. 최근 몇 주 동안 직원들이 들락날락하며 의자와 사무용 집기를 빼가는 등 이사 분위기가 연출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재택근무 중이던 사무직 직원들이 나와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의 짐을 날랐다.

회사측이 지난달 디어본 본사와 인근에서 일하는 직원 3만여명에게 사무실을 비워 달라고 요청함에 따른 짐 나르기였다. 사측은 직원들에게 인력 구조조정과는 무관한 사무실 개선 작업의 일환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래도 상당수 직원들은 책상과 의자 등 사무용 집기 빼내기에 적잖이 당황해했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해오다가 회사 사무실에서 자신의 책상과 의자가 사라지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본부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초현실적인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이같은 포드 디어본 본사의 이사 분위기를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이번 조치가 일상적인 원격근무를 반영하기 위한 사무실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더 많은 인재를 끌어 모으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무공간 개선 작업에 나선 포드가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생산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포드는 직원들 다수 또는 대부분이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원격근무를 한다는 가정 아래 사무공간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격근무 또는 재택근무를 일상화하기로 한 기업은 비단 포드만이 아니다. 세계적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기업 트위터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무기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아웃도어용품 전문 판매업체인 REI는 올여름 완공 예정인 시애틀 본사 건물을 매물로 내놓았다. 한 공간에 모여 일하기보다 여러 곳의 작은 사무실에서 원격근무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기 위해서다.

미국 주요 도시의 건물을 사들여 오프라인 사무 인력을 늘리려는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같은 반대 사례도 있지만, 원격근무가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 북미 노동자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는 사무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들 대부분은 며칠은 사무실에 가고 며칠은 원격근무를 하는 방안을 선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