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회원국 일자리 8천만개 증발"
고용전망보고서 분석…"올 4분기 실업률 13%" 한국은 올4분기 5.1%, 내년 4.7% 실업률 '선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OECD 회원국들의 올해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이후에도 일자리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7일(현지시간) '연례 고용전망보고서'에서 37개 회원국 평균 실업률이 올해 4분기 1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말 실업률 5.3%의 두 배를 넘어서는 전망치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2차 발병'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12%대 실업률은 OECD 회원국 전체 일자리 6억6600만개 중 8천만개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는 독일, 터키, 이란의 인구와 비슷하다고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내년 실업률은 다소 낮아져 8.9%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발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최상의 시나리오' 하에서도 실업률이 올해 4분기 9.4%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7.7%로 소폭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일자리 위기에 직면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OECD는 우려했다. 당시 OECD 평균 실업률은 최고 8.66%였다. 미국 경제전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실업률이 대공황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오는 2022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회원국별로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4분기 12.9%, 내년에는 11.5%로 전망했다. 코로나19의 '2차 발병'을 가정한 수치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억제된다면 올해 4분기 11.5%, 내년 8.5%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한국의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2차 발병' 시나리오에서 올해 4분기 5.1%, 내년 4.7%로 OECD는 예상했다. 코로나19가 감소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선 올해 4분기 4.8%, 내년 4.4% 실업률로 내다봤다.
전 세계 일자리가 줄면서 OECD 평균 노동시간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첫 3개월간 12.2%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12월 노동시간이 1.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일자리 위기는 글로벌 성장 절벽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OECD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현실화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7.6%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차 확산이 없는 경우에는 -6.0%를 예상했다.
이에 따라 OECD는 고용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입한 지원정책들을 성급히 철회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위기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회원국들이 단계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가동하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정책과 분야별 정책의 조합으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편적인 고용보조금 지원을 줄이고, 여전히 셧다운 상태에 놓인 특정 부문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스테파노 스카페타 OECD 고용노동사회국장은 "이제는 전폭적으로 보편적 지원책에서는 벗어나야 할 때"라면서 "일부 기업은 단기·중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