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약진에 '도요타도 무력감'

세계적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마침내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자동차회사에 등극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69% 오른 1119.6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075억달러(약 250조원)로 그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도요타(2027억달러)를 앞질렀다. 테슬라가 도요타를 제친 것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가고 전기자동차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제전문 채널 CNBC는 "2015년 아마존이 월마트 시총을 추월한 것이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상장 이후 자동차회사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10년이다. 상장 첫날 2010년 6월 29일 종가(23.89달러)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46배 급등했다. 테슬라는 올 1월 폭스바겐을 제쳤고, 이번에 자동차메이커 1위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 기준 테슬라의 생산 대수는 10만3000대로 도요타(240만대)의 4%에 불과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선발주자인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기술격차를 벌리며 주목을 받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통 자동차 회사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테슬라를 추격하던 경쟁 자동차 회사들이 연구개발을 멈춘 것도 테슬라에는 호재였다. 테슬라가 시장 전망치보다 많은 전기차를 생산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실리콘밸리 내 도시 프리몬트에 공장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올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공장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2분기 생산이 7만2000대로 1분기 생산을 밑돌 것으로 월가는 예상했다.

그러나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힘든 시기에 여러분이 얼마나 잘해줬는지…놀라울 따름"이라며 시장 전망치보다 많은 생산을 해냈음을 내비쳤다. 다른 전통 자동차 메이커들이 판매 감소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테슬라는 수요가 많은데다 이를 맞출 수 있는 생산능력까지 갖췄음을 과시한 것이다.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은 3일(한국시간) 발표된다.

다음달 발표되는 2분기 실적은 테슬라의 주가 향배를 가르는 또다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분기까지 흑자를 내면 테슬라는 4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면서 S&P500지수에 편입된다. 테슬라는 2003년 창업 이후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