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14조원중 기부한 돈은 겨우 282억

당초 20% 수준인 3조원 예상했는데 0.5%만 국고로 1000명당 1명만 돌려줘… 평균 기부액 18만원 그쳐

2020-06-15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행정안전부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률(건수 기준)이 99%를 넘어선 가운데 기부금액은 28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신청분을 제외하고 신청할 때 기부액과 수령한 뒤 기부액을 합한 금액이다. 정부가 '제2의 금모으기 운동'을 상기하며 기대했던 2조8000억원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지원금 신청과 함께 기부한 건수는 15만4249건으로 275억8000만원이었다. 지원금을 일단 수령한 뒤 근로복지공단에 기부한 경우는 1537건에 6억3000만원이었다. 두 경우를 합한 기부금액은 282억1000만원이다.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방법은 ▲신청 시 기부금액 지정 ▲수령 후 근로복지공단에 기부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간 신청하지 않으면 기부 처리 등 세 가지다. 이 중 미신청하는 방식으로 기부되는 금액 집계는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 후인 8월 18일이 지나야 집계된다.

당초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4조2448억원의 재난지원금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부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있었던 '제2의 금모으기 운동' 분위기를 조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기부에 나서면서 전체 재난지원금의 10~20%는 기부에 동참해 1조4000억~2조8000억원의 기부금이 모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지원금 지급이 개시된 지 한 달이 넘은 현재 기부금은 282억원에 머물렀다. 수령 건수 대비 지원금 일부라도 기부한 비율은 0.7%로 1000명 당 한 명 꼴이다.

기부금액도 '전액 기부'가 많을 것이란 정부 기대가 어긋났다. 건당 평균 기부금액은 약 18만원이었다. 신청 단계에서부터 기부를 신청한 경우는 건당 기부금액이 평균 17만8802원, 지원금을 수령한 후 근로복지공단에 별도로 기부한 경우는 6억3000만원(1537건)으로 평균 40만9889원이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재난지원금 신청 가구 수는 누적 2160만 가구로 지급 대상 가구의 99.5%가 지원금을 받아갔다. 금액으론 13조5908억원으로 총 예산 14조2448억원의 95.4%가 지급됐다.

지급 방식을 보면 전체 신청 가구의 67.4%인 1463만가구가 신용·체크카드 방식으로 9조6095억원을 받았다. 현금 수령은 286만 가구(13.2%)가 1조3012억원을, 선불카드 방식으론 255만 가구(11.8%)가 1조6560억원을, 상품권으론 156만 가구(7.2%)가 1조241억원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