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중국전 출전이 패착… ‘베스트11 전술’ 부재

‘동네 아시안컵’ 두 차례 우승 그쳐… 아시아 축구얼굴 언제 되찾나

2019-01-28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고객숙인

‘아시안컵’은 또 우리를 비켜 갔다. 59년만에 ‘아시아의 월드컵’을 차지하려는 꿈은 8강에서 물거품이 됐다.1956년과 1960년에 각각 열린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했지만 그 때는 ‘동네 아시아축구’대회였다. 참가국 수도 네 나라에 불과했다. 한국,홍콩,이스라엘,베트남 뿐이었다. 예선전까지 치러야 하는 요즘 아시안컵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아시아의 축구 맹주라면 아시안컵을 들어 올려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대회인 ‘컨페터레이션컵’대회에 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월드컵 무대엔 9연속 출전을 합쳐 모두 10차례나 나갔지만 ‘아시아의 얼굴’은 되찾지 못한 것이다. 일본이 네 차례나 아시안컵 챔피언에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본은 그것도 1990년대 이후에 우승을 했다. 그래서 이번 UAE 아시안컵 대회의 중도탈락은 아쉽기만 하다.

왜 이번에도 실패했을까. 결과론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없지 않다.

먼저 우리의 에이스 손흥민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손흥민의 중국전 출전이 패착이다. 영국의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그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에 이미 체력이 소진돼 있었다. 사나흘에 한 경기를 소화했다. 조별리그 성적 1위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후반에 기용하거나 중도에 교체해줘야 했지만 풀타임을 뛰게 만들었다. 그 다음 바레인전에는 연장전까지 치르게 했으니 탈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그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결정적인 슈팅은 힘없는 땅볼로 굴러갔다. 그의 경기력은 최저점으로 가라 앉아 있었던 것이다. 중국전에 패해 토너먼트에서 8강과 4강에서 일본이나 이란을 만나 미리 ‘결승전’을 치를 수도 있다는 각오나 결의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도망가고 숨으면 꼭 탈이 난다.

이청용은 첫 예선 경기인 필리핀전 이후 컨디션이 급격히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네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선 게 한 것 역시 의문점이다.

결국 벤투 감독은 결정적인 주요한 경기에서 ‘베스트11’을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손흥민을 8강부터 투입하는 용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기성용과 이재성의 결장은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둘은 공격루트를 발굴하는 패싱이 주특기다. 우리가 카타르전에서 다양한 공격패턴을 갖추지 못한 것도 볼 배급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을 위해 변명을 굳이 하자면 이번에 우리의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점은 없지 않다. 하지만 감독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적의 팀을 꾸려 이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어느 팀이나 그런 비슷한 문제점은 다 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를 거울 삼아 선수 선발과 선발 명단을 짜는데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선수의 특성을 살리는 전술을 개발하고 체력훈련을 강화하는 등 전열을 원점에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