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0.5%로 또 내려
두달 새 모두 0.75%포인트 인하 … "통화 완화기조 유지" 국내경제 성장세 둔화ㆍ 소비부진ㆍ고용상황 악화 감안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포인트 더 낮췄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으로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에 돌입한 지 두 달 만에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됐다.
그만큼 최근 수출 급감과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하락세 등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한은이 판단했음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좁혀졌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경제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도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지보다 다소 클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기가 대공황급 침체를 겪으리란 전망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으로선 정부가 30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확장 재정정책을 적극 펼치는 상황에서 통화 당국도 공조해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날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췄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한국판 양적 완화'에 나섰다.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을 거의 모두 동원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기구(SPV)에도 8조원을 대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