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업급여 12조원 넘을 듯"

고용노동부, 작년 8조여원보다 50% 급증 전망 "기업의 청년채용도 먹구름… 3차추경에 반영을"

2020-05-12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4월 한 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에 육박했다. 정부가 올해 연간 실업급여 지급액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등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올해 구직급여 지급에 필요한 재원 규모에 대해 "12조원대 후반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구직급여 지급액은 8조91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구직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해보다 50%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다.

노동부가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구직급여 지급액은 급증 추세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4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2551억원(34.6%) 증가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분 중 구직급여 지급 기간 연장에 해당하는 것이 691억원, 1인당 지급액 증가에 따른 것을 551억원으로 추산했다. 나머지 1309억원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늘어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노동부는 올해 구직급여 재원을 9조원대로 잡았는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 증가로 증액이 불가피하게 됐다. 권기섭 실장은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증가분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4월 노동시장 동향에선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줄이 축소하거나 연기하면서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하는 현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56만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2만1천명(17.8%) 급감했다.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 감소폭을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4만900명)가 가장 컸고 30대(2만8600명)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 40대(2만4100명), 50대(1만6800명), 60세 이상(1만700명) 순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청년층의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그만큼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축소·연기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도 기존 인력 감원에는 신중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는 지난달 52만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5천명(4.5%) 줄어 상대적으로 적었다.

권기섭 실장은 "구조조정 등의 요인이 있었다면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도 상당히 늘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어떻게든 이 국면을 넘어가기 위해 고용 유지에 애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고용 유지 노력에 대한 정부 지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노동부는 진단했다. 정부는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며 견뎌내는 사업주에게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수준을 높이는 등 기업들의 고용 유지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