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몰빵하나… '코로나 장'서 하루 1.7조 순매수
역대 日최대규모 기록… 올 누적 순매수 26조원 달해 '동학군' 분전 불구 외국인 팔자에 코스피 2.7% 하락 신용융자 잔고도 다시 9조원 넘어서 일각선 과잉우려
국내 증시에서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7천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조697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래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직전 최대 기록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원)이었다. 이로써 개인 투자자들은 8년 9개월 만에 일간 최대 순매수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원에 가까운 945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들도 8천억원 정도를 순매도하며 동반 '팔자'에 나섰다.
그 결과 4일 코스피는 개인 투자자의 사상 최대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1900선을 다시 내줬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52.19포인트) 급락한 1895.37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1900선을 회복한 후 4거래일만에 다시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발발의 원인을 두고 미국·중국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미 행정부가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중 보복관세 부과를 언급하면서 세계경제에 돌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도 이 여파로 2%대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외국인과 기관들이 줄기차게 주식을 처분하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며 주가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특히 주가가 급락한 3월부터 개인 투자자들은 더욱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 4조4830억원, 2월에 4조8973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3월에는 11조1869억원의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런 주식투자 열풍을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개인 투자자의 올해 들어 누적 순매수 금액은 이날 현재 26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주식 '빚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9조434억원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빚 투자 규모인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초 하루 6조원대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