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 '가슴'은 있었고 야당엔 '울림'이 없었다
미래통합당은 전략 부재 넘어 '위성 정당'과 '공천내분' 코미디 연출 저성장시대 국정 대전략 없인 '가슴만 파고드는 선거전'도 한계달해 성장주역 약발은 저물었고 '운동권의 선거 프리미엄'도 이번에 정점
코로나 정국의 총선이 끝났다. 결과는 여당의 미증유 압승이다. 애시당초 야당으로선 이길수 없는 선거였는지도 모른다. 야당엔 결적적인 패배요인이 있었다. 바로 국민들에게 울림을 주지 못했다. 선수를 뽑는 것부터 여당에게 밀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기는 후보를 공천했고 이기지도 못하고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만한 후보는 내쳤다.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을 도왔던 문희상 의장의 아들를 둘러싸고 아빠찬스 잡음이 나오자 서둘러 공천을 접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물을 먹었다. 부동산 투기란 꼬리표를 달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거전의 노장 이해찬은 자신의 공천 영향력을 최소화했다. 측근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당내 경선에 밀려도 결과를 받아들였다. 지도부 부터 ‘한가지 잣대’로 공천을 하니 야당보다 공천 잡음을 최소화 할수 있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어떻게 했나. 이길수 있는 후보를 내치는 등 ‘자유 우파 통합’에 2% 부족했다. 낙천됐던 홍준표, 김태호, 권성동,윤상현은 나란히 생환했다. 게다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비례공천을 놓고 벌인 내전은 그런 코미디가 따로 없다. ‘아 하’ 하고 무릎을 칠만한 감동적인 장면이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차명진 후보는 막판 선거지형에 파장을 일으켰다. 세월호 유가족 가슴에 돌을 던졌다. 그가 언론보도 내용을 인용했다해도 금도를 넘고 말았다. 보수의 묵은 아키렐스 건은 ‘최순실과 세월호’였는데 그 한 축을 건드리고 말았다.
그러니 미래통합아당은 유권자들이 보기엔 가슴과 울림이 없는 무미건조한 당으로 비쳤던 것이다. 여전히 ‘꼰대 정당’이니 ‘가진자 편’이라는 주홍글씨를 떼지 못했다. 중도층이 여당도 곱게 보지 않으면서도 야당에게 마음을 내주지 않은 이유의 하나 일 것이다. 야당은 개헌 저지선을 지킨것만해도 김지덕지해야 할 처지다..
실제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총괄 선대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고 언급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체제‘의 밑천은 남겨준 셈이다.
야당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내부 개혁을 서둘러야하고 집권 여당은 단독 드리블이 가능한 운동장을 가졌다고 해서 오만에 빠져선 안될 것이다. 거대 여당은 국정의 책임을 모조리 져야 한다. 이젠 누구 탓도 할수 없다. 잘못되면 몽땅 뒤집어 써야 한다. 그에 걸맞는 국정운영이 필요하다. 선거에 크게 이겼다고 해서 울산 선거개입과 유재수 감찰무마, 조국 교수의 비리혐의 등은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와 여당이 이를 빨리 털고 가지 않으면 여론의 바다는 급변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내세우는 '공정한 정의'의 최대 아킬레스 건이기 때문이다. 이해찬,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이 하나같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발언에 주목한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앞으로의 선거지형은 이전에 비해 많이 바뀔것이다. 성장 주도세력의 프리미엄은 이미 약효를 다했고 '386'이란 그릇에 집결했던 운동권의 전성시대도 이번 21대총선을 기점으로 아마 정점을 찍었을 것이다. '실력과 성과'없이 유권자의 가슴만 후비는 정치 시대도 머지 않아 저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선결과는 우리 정치사의 새 매듭으로 기록 될 것이다. 저성장시대의 국정 대전략이 없인 어느 편도 안심하지 못할 것이다. 무분별한 시혜 정책은 간추려야 한다. 절대빈곤은 국가가 보호를 해야 하지만 처진 계층의 '자력갱생 마중물' 이상의 지원은 국가 정체성을 건드리게 된다. 재정을 고갈시켜 후세에 죄를 짓는 일이다. 생산적인 복지시대를 열어야한다. 그래야 자유경쟁를 고무해 국가의 앞날을 기약할 수 있다.
선거는 끝났지만 국정과제는 쌓였다. 코로나 극복과 경제회생, 더나아가 국민통합은 정치가 앞장서 풀어야 한다. 그런 정치 리더십을 국민들은 갈망하고 있다. 정파와 사욕에 물든 정치판의 개혁은 이번에 대승한 여당의 몫일 것이다. 표를 많이 준 만큼 옹졸한 진영감싸기 정치는 철퇴를 맞을 것이다. 국민은 다 알고 있고 표심은 언제든지 바뀐다. 협량한 정치인만 모를 뿐이다. 극(極)하면 쇠(衰)하는 게 세상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