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꺼리는 사회'…혼인율 사상 최저
1년새 7.2% 감소한 23만9천건… '1천명당 혼인 5건'붕괴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은데다 취업이 어렵고 집값과 전․월세가 오르는 등 결혼 여건이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전국 시·구청에 접수된 혼인·이혼 신고서 내용을 분석해 19일 발표한 '2019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4.7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조혼인율은 2007년 7건에서 2015년 6건 아래로 내려간 뒤 지난해 5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9200건으로 전년보다 1만8500건(7.2%) 줄었다. 2011년(32만9087건) 이후 8년째 감소했다. 1996년 43만건이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30만건대로 감소한 뒤 2016년에는 20만건대로 줄었다.
통계청은 "혼인이 집중되는 연령대인 30대 초반 인구가 감소했고, 사회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급감하는 데서 보듯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혼인이 감소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전국 2만5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13세 이상 국민의 과반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12년 62.7%에서 2018년 48.1%로 낮아졌다. 이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2012년 43.3%에서 2018년 22.4%로 급감했다. 통계청은 "소득이나 주거 등 독립된 생계를 전제로 하는 결혼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과 여성의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혼인에 따른 경력단절 부담도 커져 만혼이나 비혼 현상이 심화하는 것도 혼인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년보다 혼인 건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대는 남성은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으로 남성이 10.4%(-9600건), 여성이 9.7%(-8800건) 각각 급감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은 33.4세 여성은 30.6세로, 전년 대비 남녀 모두 0.2세 높아졌다. 10년 전보다 남성의 초혼 연령은 1.8세, 여성은 1.9세 상승했다.
전체 혼인에서 여성이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여성 연상 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아진 17.5%였다. 남성 연상 부부 비중은 0.2%포인트 낮아진 66.8%, 동갑 부부는 15.7%였다.
지난해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늘었다. 이혼 건수는 11만800건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5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특히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결혼한 지 20년 이상 경과한 부부의 지난해 이혼 건수는 3만8400건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