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폭증 …아마존, 배달기사 구호기금 마련

300억원…일부지역 사무직원 집근무 유도 새벽 배달 중 사망한 쿠팡의 대응자세 주목

2020-03-18     이코노텔링 고윤희기자
사진=아마존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택배 용역업체 등 물품 배달 운전기사를 위해 2500만 달러(298억원) 규모의 구호기금을 조성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택배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국내 온라인 쇼핑몰 '쿠팡' 소속 배송 노동자가 새벽 근무 중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아마존의 배달 기사를 위한 구호기금 조성이 주목된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아마존은 11일(현지시간) 배달 기사와 계절 근로자를 위한 구호기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마존 택배 네트워크를 위해 일하는 용역업체 근로자들까지 코로나19 때문에 격리되거나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최대 2주치 급여를 지원받게 됐다.

아마존은 코로나19가 퍼진 미국 일부 지역과 이탈리아 등지 사무실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배달 기사나 물류센터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 아마존은 미국 내 110여곳 물류센터에 약 25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앞서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와 차량호출 업체 우버 등도 정규직은 물론 파트타임 직원이나 배달 기사를 상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격리될 경우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를 신설했다.

구글은 이날 재택근무 권고 대상 범위를 북미에서 영국,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평소처럼 운영되는 지역으로는 남미만 남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도 이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한편, 국내에선 3월 12일 새벽 쿠팡 소속 40대 비정규직 배송 노동자 김모씨가 경기도 안산 사내 한 빌라 건물 4층과 5층 사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쿠팡에 입사한 김씨는 최근 현장 업무에 투입돼 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쿠팡에는 고객을 위한 새벽배송 서비스는 있어도 배송하는 쿠팡맨을 위한 휴식과 안전은 없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코로나19로 택배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번 달 배송 물량은 지난해 8월보다 22% 증가했다"며 "통상 무더위 때문에 배송 물량이 많은 여름보다 양이 더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부는 쿠팡에 ▲새벽배송 중단과 노동자 휴식권 보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정규직 고용 원칙 ▲가구 수와 물량뿐 아니라 배송지 환경 등을 고려한 친노동적인 배송환경 마련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교섭의 성실한 이행 등을 요구했다.

쿠팡측은 이에 대해 "해당 쿠팡맨은 입사 이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며 "쿠팡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물량을 '쿠팡 플렉스'(일반인이 배송 일을 신청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 증원해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