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본소득 "위기땐 효과 날 수도"

경제성장과 소비진작에 별무 효과 인식과 다른 전망 조새재정硏"평상시를 가정한 추산이어서 파장 달라"

2020-03-16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재난기본소득 지급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 효과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거론되는 재난기본소득은 통상적 의미의 기본소득이라기보다 일시적 재난수당으로 정부의 이전지출에 가까운 성격으로 경제성장이나 소비를 늘리는 데는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기존 일시적 정부 이전지출의 승수효과는 평상시를 가정하고 추산한 것이므로 위기 시에는 효과가 커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일시적 정부 이전지출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승수효과는 0.16으로 추산된다. 정부 이전지출 승수효과(GDP 증가분/정부 이전지출 증가분)는 정부가 이전지출을 늘렸을 때 소비 확대 등으로 GDP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재난기본소득을 4조8천억∼51조원 지급해도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일시적인 정부 이전지출이기 때문에 실제 GDP는 7천억원∼8조원 늘리는 효과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최근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서도 정부의 일시적 이전지출 확대에 따른 승수효과 증가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진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정포럼 2월호에 기고한 '생계급여의 확대가 가계 이전지출의 승수효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정부의 일시적 이전지출 확대로 생계급여 수급자 1인당 수급액이 2배가 될 경우 GDP에 대한 승수효과는 0.177에서 1분기 내에 0.183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비에 대한 승수효과는 같은 기간 0.224에서 0.233으로 증가했다.

우 부연구위원은 "생계급여 수급자로 한정해 정부 이전지출을 확대할 때도 승수효과는 낮은 편인데, 전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닥친 지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고, 자영업자 등 피해를 본 이들은 소득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평상시 상황을 가정하고 계산한 승수효과보다는 소비가 확대되는 등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